경제·금융 정책

경기논쟁 재점화하나...정부 나홀로 "회복세"

그린북 "설비투자·소비는 부진"




설비 투자와 소비, 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는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7개월째 유지했다. 지난달 ‘회복 흐름’이란 표현을 뺐다가 다시 수정해 경기 논쟁을 일으켰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다.

기획재정부는 8일 내놓은 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소비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건설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달까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판단을 7개월째 유지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빼고 그린북을 발간했다가 정부가 경기 침체 국면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뒤늦게 이를 수정한 바 있다.


경기 지표들을 살펴보면 생산은 늘었지만 투자와 소비, 고용은 줄어들었다. 경제 주체들이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분야에서 증가했지만 운송장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3.3% 감소했다. 3월(-7.8%)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4월 소매판매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월 대비 1.0% 줄었다.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4월 12만3,000명을 기록해 3개월째 10만명대에 그쳤다. 정부 목표치인 30만명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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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전산업생산은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달 -0.9%였던 이 수치는 1.5%로 반등했다. 반도체·자동차, 금융·보험 등이 늘었고 도소매업 등은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제품, 컴퓨터 등의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3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올해 1·4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 분배가 악화한 것에 대해 별도의 소득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1분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명목소득이 3% 이상 증가했으므로 향후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부 계층에 문제가 있으므로 소득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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