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가 류이창이 향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그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류이창의 죽음은 홍콩 문화에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일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류이창은 1918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1945년 홍콩으로 이주했으며 60년이 넘는 저작활동을 통해 소설, 평론, 수필, 시 등 30권 이상의 책을 발간했다.
그가 쓴 소설 ‘교차’(對倒·Intersection)와 ‘술꾼’(酒徒·The Drunkard)은 홍콩의 유명 영화감독 왕자웨이가 연출한 영화 ‘화양연화’와 ‘2046’에 각각 영감을 준 것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그가 1963년 발표한 작품 ‘술꾼’은 ‘의식의 기법’을 본격적으로 시도한 중국어권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주자의 땅’ 홍콩 사회를 배경으로 이민자 등 자본주의 대도시 주변인들의 초상과 인간 소외를 밀도 높게 그려냈다.
류이창은 홍콩 언론계와 출판계에도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전성기에는 13개 신문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날마다 하루 평균 1만3,000여자의 글을 써냈다.
또 홍콩타임스와 성도일보의 부편집인을 맡기도 했으며, 1985년 월간지 ‘홍콩문학’을 세워 2000년까지 편집인으로 일했다. 홍콩 정부는 류이창이 홍콩 문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2001년 그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