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어옴에 따라 종교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진보 성향의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 NCCK 이홍정 총무 및 나핵집 화해통일위원장 등 대표단 31명은 10일 일본으로 떠나 현지 주요 교단, 시민사회,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조약의 필요성을 알린다. 대표단은 오는 16일 한국으로 돌아와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국회 및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면담한다. NCCK는 북한 기독교계와의 교류 재개도 추진한다. 이달 중순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CC 창립 70주년 기념행사, 한반도 에큐메니컬포럼 등에서 북한 조선그리스도교 연맹(조그련)과 접촉할 예정이다. 나 화해통일위원장은 “오는 8월 15일 평양에서 2014년 이후 4년 만에 남북공동기도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을 이어갈 예정”이라 밝혔다.
천주교는 내달 5일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가 공동경비구역(JSA)를 찾을 예정이다. 염수정 추기경,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동행하며 JSA 내 성당건축현장 및 제3땅굴을 찾을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는 DMZ 평화순례를 진행한다. 북한의 천주교 공식기구인 조선가톨릭협회와의 물밑 접촉도 활발하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인 이은형 신부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그동안 진행됐던 논의들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아직 종교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만큼 평양을 중심으로 평양 장충성당 관련 건물 개보수 문제부터 정기적인 사제 파견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북 신자가 함께할 수 있는 일종의 연합 신앙대회도 추진 중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10월 3년만에 금강산 신계사에서 법회를 추진한다. 아울러 신계사 복원 11주년을 맞아 원택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주도로 금강산 문화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종교계는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진행할 북미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교류사업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종교계 관계자는 “12일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밝혀지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미 평화협정이 성사된다면 광복절을 목표로 여러 공식행사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남북관계의 특성상 정부 등 외부 조건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며 “비공개 접촉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해졌지만 본격적인 협력 성사 여부는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