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집권 후 세수 확보를 위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75%까지 끌어올렸다. 법인세 최고세율도 35%까지 인상했다. 기업들은 하나둘씩 프랑스를 떠났다. 고급인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영국과 독일로 유출됐고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0%대에 머물렀다. ‘늙은 수탉’으로 묘사되며 침체된 프랑스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노동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프랑스 노동시장의 해고 규정을 완화하며 유연성을 높였고 해외 창업자 유치를 목표로 ‘기술비자’를 신설해 외국인이 4년 동안 취업비자 없이 프랑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법인세도 임기 내 25%까지 끌어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친(親)기업 정책이 시작되자 떠나간 ‘비둘기’들은 다시 프랑스로 들어왔고 일자리도 늘어났다. 페이스북은 5년간 프랑스 인공지능센터에 1,000만유로를, 독일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2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지난해 4·4분기 실업률은 8.6%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미국의 제조업 부진에 마침표를 찍은 것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에 기인한다. 제조업 부흥 정책까지 더해지며 올해 5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6으로 4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자 미국 기업들은 공장설비 등 자본투자를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인 통상정책으로 해외 기업들도 미국에 신규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규제완화 역시 미국 기업에 숨통을 열어줬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500일간 과거 규제 22개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조업협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로 41억달러의 규제 비용 부담이 줄었다고 호평했다. 공장이 멈춰선 한국의 제조업과 달리 미국은 지난해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액이 2조3,000억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노동 정책에 방점을 둔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는 내수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유연화에는 거리를 두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인위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펴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송 부연구위원은 “내수시장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좀비기업에 대한 지원을 끊고 재정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