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쿠팡’과 ‘특가대표 위메프’는 우리나라 소셜커머스의 대표기업이다.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톡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플랫폼에 그날의 ‘빅딜’을 공유하고 확산시켜 짧은 시간에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후 이들 업체는 잘 팔릴만한 다량의 상품을 구성해 여러 판매자를 플랫폼에 끌어안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았다. 이제는 소셜커머스의 울타리를 넘어 11번가·옥션·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 형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쿠팡과 위메프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수익 개선, 오프라인 유통시장 개척, 차별화된 역량 확보 등이다. 두 회사가 성장을 위해 새롭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나타난 재무성과와 재직자 평판을 토대로 한 기업배틀 결과를 공개한다. 재무평가는 △규모형태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의 4가지 항목으로 이뤄진다. 재직자평판은 △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자기성장·경력 △경영진·경영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한 것이다.
치킨게임으로 악화된 재무상태
양사 모두 대규모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재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쿠팡은 해마다 5,000억원 이상씩 적자를 보이며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지난 2011년 로켓배송 론칭 후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데 따른 ‘계획된 적자’라며 “지금은 투자를 통해 파이를 키워 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적자 상태가 지속된다면 자본잠식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위메프는 쿠팡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적자 폭을 줄였지만 3년간 누적 적자가 2,700억원에 이른다.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재무평가 총점은 위메프 68.4점, 쿠팡 67.1점을 받았다. 규모형태에서만 위메프가 86점, 쿠팡이 84.6으로 큰 차이 없이 양호한 수준을 보였을 뿐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은 양사 모두 60점 이하로 저조했다. 안정성은 쿠팡과 위메프가 각각 59.5점과 54.9점, 수익성은 51.5점과 51.6점으로 양사의 치킨게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수치를 보였다. 성장성은 위메프가 80.9점, 쿠팡이 72.7점을 기록했다. 출혈경쟁의 감수 정도가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양사 모두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
재직자평판은 쿠팡이 위메프를 앞섰다. 쿠팡은 조직문화·분위기, 급여·복리후생, 근무시간·휴가 항목에서 위메프와 4~5점의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다. 먼저 조직문화·분위기 만족도는 쿠팡 81.9점, 위메프 76.1점으로 나타났다. 조직문화를 묻는 질문에 쿠팡은 응답자의 80%가, 위메프는 61%가 ‘협력적’이라고 답했다. 팀 내 의사소통은 양사 모두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수평적’이라고 답해 차이는 없었다.
직원들의 주 연령대를 묻는 물음에는 양사 응답자 모두 ‘26~30세’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여성직원 비율에 대한 응답은 쿠팡 40~60%, 위메프 60~80%였다. 다른 업종에 비해 직원들 연령이 젊고 여성직원 비중이 높았다. 직원들의 복장과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는 위메프는 무려 100%, 쿠팡은 95%가 ‘자율적이다’고 답했다.
연봉은 쿠팡이 약 1,000만원 높아
급여·복리후생 항목에서도 쿠팡(77.7점)이 위메프(72.3점)보다 5점 이상 높았다. 사업장별 고용보험 데이터로 추정한 평균연봉은 쿠팡 3,877만원, 위메프 2,807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연봉인상률은 쿠팡의 73%가 ‘5% 미만’이라고 응답했고 위메프는 65%가 ‘5% 미만’이라고 답했다. 양사 모두 ‘5% 미만’이 다수인 셈이다. 성과급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쿠팡은 ‘없다’가 54%, ‘월급여의 100% 미만’이 32%였고, 위메프는 ‘없다’가 48%, ‘월급여의 100% 미만’이 43%로 나타났다. 이밖에 사무공간과 휴게공간 등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양사 응답자 모두 65% 가량이 ‘만족스럽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포괄임금제 폐지한 위메프 ‘눈길’
쿠팡은 근무시간·휴가 항목에서 79.5점을 기록하며 위메프(76.1점)를 앞섰다. 쿠팡 응답자의 80%는 ‘업무가 끝나면 상사 눈치 안보고 퇴근한다’고 응답했고, 45%는 주별 초과 근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반면 위메프는 응답자의 57%가 ‘업무가 끝나면 상사 눈치 안보고 퇴근한다’고 답변했고, 35%가 주별 초과 근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정보사이트 캐치의 한 관계자는 “위메프는 이달 업계 최초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며 “이는 주 40시간 정해진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것이 직원들의 근무만족도, 생산성 향상,기업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 있게 지켜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캐치(C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