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역사적 대면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 만남에도 스스럼없는 스킨십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의 회담장 입구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만면에 미소를 띤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와 손을 잡았다. 손을 꽉 잡기는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보여줬던 거친 스타일의 악수는 아니었다. 손을 잡고 흔드는 내내 두 사람은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듯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친근함을 표현하려는 듯 왼손으로 김 위원장의 오른팔을 가볍게 잡는 듯이 쳐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기념촬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김 위원장의 팔을 오른손으로 살짝 쳤다. 결례되지 않도록 툭 치는 손에 힘을 주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악수와 기념촬영을 마친 후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이 나온 쪽 문으로 함께 입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등에 살짝 손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 방향을 안내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도 악수와 기념촬영을 마치고 걸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팔에 손을 올리며 친근한 제스처에 ‘화답’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모두발언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의심 없이 좋을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위원장이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두 사람의 악수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점을 감안해 예의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전날 심야까지 이어진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졌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에 여유 있게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벌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