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군사·정보기관의 사이버 공격에 협력한 5개 기업과 3명의 개인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제재 대상에) 지정된 기관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협력해 해킹 등 러시아의 사이버 전력과 수중통신 능력을 향상하는 데 직접 기여해왔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전과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제제 대상 기관은 디지털시큐리티와 크반트과학연구소·엠베디·다이브테흐노세르비스 등이며 개인은 모두 다이브테흐노세르비스의 경영진이다. 이들은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모든 지역에서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은행이나 기업 등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미주와 유럽·아시아 등에서 막대한 물적 피해를 초래한 랜섬웨어 ‘낫페티야(NotPetya)’의 확산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다. 또 미국 에너지망과 통신망에도 러시아의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로 해저통신 케이블을 추적해온 러시아의 수중 능력에 타격을 주는 것을 노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번 제재는 날로 지능화하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미국이 처음으로 직접 겨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재 범위가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된다. 지난 4월 미 재무부는 미 대선 개입과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사태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의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 등 주요 기업 14곳과 신흥재벌 24명을 제재 명단에 올려 러시아 경제가 휘청인 바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