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불확실성 선제대응... "제재 예외국 지위 확보 시급"

[이란 제재 후폭풍…우리·기업銀 신용장 전격 중단]

국내외 기업도 본격 철수 움직임

美와 협상중인 정부 "진전 없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 대이란 무역금융 중단 절차에 돌입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8일 포괄적 이란 핵협정(JCPOA)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이란 제재가 단계적으로 부활하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조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오는 11월4일부터는 이란 석유기업들로부터 원유 및 석유제품 구매와 이란 금융기관(이란 중앙은행 포함)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에 대해 제재가 내려지기 때문에 수출 관련 금융거래가 금지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재 유예기간 내 계약 미이행 및 하자 등의 사유로 대금결제 미완료 시 향후 결제자금이 동결될 수 있다”며 “유예기간 내 대금결제 및 지급이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대이란 무역제재 이후 이란과는 달러 거래가 불가능한 탓에 이란과의 수출입은 원화결제계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정유사가 원유를 이란에서 사오면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원화결제계좌로 돈을 입금한다. 이 원화는 삼성·LG 등 국내 2,600개 이란 수출 업체에 대금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일종의 이란과의 교역 창구인 셈으로 만약 원화결제계좌가 폐쇄되면 이란에 에어컨·자동차·냉장고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란 제재가 가시화되면서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유로화 활용 결제시스템을 각각 4월과 지난해부터 중단했다. 대우전자는 수출 물량을 줄이며 자금 회수에 주력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내부적으로 철수 이야기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경우에는 2016년 주문받아 건조한 선박을 인도하는 문제를 놓고 원화지급결제계좌 활용과 시기에 대해 고민 중이다.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수주한 2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만약 원화결제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수출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기존 거래정리, 대금 회수 등 각종 대응조치를 포함해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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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과거처럼 예외국가 지위를 얻어내지 못하면 미국의 이란 관련 세컨더리보이콧(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는 과거처럼 예외국가 지위를 인정받아 원유수입과 원화결제계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국과 협상 중이나 아직 진척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인도·터키·중국 정도가 지난번에 예외국가 인정을 받았는데 현실적으로 국가 간 공조는 힘들고 11월4일을 마지노선으로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연간 이란 수출액은 40억달러 내외로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철·강판, 자동차, 종이제품, 냉장고, 에어컨 등이 주요 품목이다. /황정원·한재영·빈난새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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