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커플, 가족 형태 아냐…낙태, 나치 우생학과 똑같은 일"

평소 동성애에 대해 역대 교황들과는 달리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은 가족으로 간주할 수 없다’며 다소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교황은 16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이탈리아 평신도 단체인 가정협의회에서 연설 도중 “이렇게 말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신의 형상을 한 남성과 여성으로 이뤄진 형태만이 유일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산전 검사를 통해 배아가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임신을 종결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비판해 보수적인 가족·생명윤리관을 드러냈다.

교황은 “지난 세기에 나치가 종족의 순수성을 보존한다는 명목으로 행한 짓에 전 세계가 분개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의료용)‘흰 장갑’으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많은 여성들, 때로는 심지어 남성들도, 그들의 한눈 판 배우자가 다시 돌아오도록 조용히 기다린다”며 “이것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성한 행동”이라고 말하며 배우자의 부정을 용서하는 행위에 대해 치켜세웠다.

이 날 교황의 발언은 준비된 연설이 아닌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초 동성애자들과 관련해 “신이 동성애자들을 본다면 그 존재를 인정하겠는가, 아니면 거부하거나 비난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자비를 갖고 그들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전임 교황에 비해 가족과 생명윤리와 관련 좀 더 진보적인 시각을 드러내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태에 관해서는 전임 교황들과 같이 엄격한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