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영상으로 제품의 불량을 검사하는 기술이 나오면서 비전형적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추론을 통해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산업용뿐 아니라 앞으로 의료·스포츠·게임용 시장까지 진출할 방침입니다.”
이석중(50·사진) 라온피플 대표는 최근 분당 테크노파크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컴퓨터 비전 기술로 짧은 시간에 매우 정확하게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상태나 스크린골프의 궤적과 거리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 팹리스반도체 신화의 주역이었던 코아로직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으로 지난 2010년 라온피플을 창업해 국내 1위의 비전 전문기업으로 키워냈다. 임직원의 70%가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컴퓨터 비전과 영상신호 처리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500만불 수출탑’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이미 수출액이 1,000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반도체나 인쇄회로기판(PCB),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수율을 높이기 위해 클린룸에서 작업하지만 먼지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화학 약품을 사용해 공정이 설계 파일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AI 기반이라면 기존 인력의 20~30%만으로도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서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려면 AI 비전 검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온피플은 지난해 초 자체 기술로 비전에 AI를 적용한 NAVI(New Architecture for Vision Inspection) AI를 출시했다. 룰(Rule) 기반의 비전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NAVI AI를 적용할 경우 한나절이면 끝낼 수 있다. 라온피플은 또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PCB 등 분야별로 적합한 검사 패키지를 선보여 관련업계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AI 기반의 비전 검사 시장은 기업들이 호황이면 설비투자, 불황이면 자동화를 늘리는 속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