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금융안정보고서]가계 빚 위험가구 127만달하고...중기 44% 이자도 못내




과도한 부채로 연체 가능성이 있는 위험가구가 127만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위험가구의 대부분이 중저소득층에 몰려 있어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돌입하면 이자부담이 가계를 억누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위험가구는 127만1,000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11.6%로 나타났다.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부채가구의 3.1%였다. 위험가구는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거나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가구를 말하며 고위험가구는 두 기준에 모두 해당하는 가구를 뜻한다.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 대비 고위험가구 비중을 소득분위별로 보면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2분위(하위 20∼40%)가 1.0%로 가장 높았다. 이어 1분위(하위 20%)와 3분위(40∼60%)가 각각 0.7%, 4분위(60∼80%) 0.4%, 5분위(80∼100%) 0.3% 등의 순이었다.


또 대출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고위험가구 비중은 4.2%까지 확대되며 소득 2분위의 고위험가구 비중은 1.0%에서 1.3%로 뛰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고위험가구 비중이 높은 소득 2분위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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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은 지난해 3·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신용대출 증가율이 10%를 웃도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3월 말 기준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60.1%로 사상 처음 160%를 돌파했다.

전세값 하락(역전세난)도 금융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전세가격이 20% 급락하면 임대가구의 7.1%는 신용대출 등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내줘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다주택임대가구 34.2%는 금융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중소기업들도 빚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44.1%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과 증권시장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렸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해 금리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능현·서민준기자 nhkimchn@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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