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이들의 힘’에 트럼프도 무너졌다

밀입국 부모·아동 격리수용 철회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철회하고 이들을 함께 수용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외국인들과 그들의 자녀를 함께 수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이것(행정명령)은 가족들을 함께 있도록 하는 데 관한 것”이라며 “가족들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이날 중 이런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밀입국자와 동행한 미성년 자녀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격리 수용하는 정책은 지난달 초 시행된 지 한 달 여 만에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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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도 아동 격리 수용 정책의 불가피성을 적극 강조했다. 그는 19일 미국자영업연맹(NFIB) 행사에서 “부모로부터 아이를 격리하고 싶지 않지만, 불법 입국하는 부모를 기소하려면 아이를 격리해야 한다”면서 “밀입국하는 부모를 기소하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들을 “잠재적 유권자”로 본다고 주장하며 이번 격리 논란을 포함한 모든 사태가 민주당의 입법 비협조 때문이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아동 격리 수용에서만 후퇴하고 다른 이민 관련 이슈에서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계속 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우리가 원하지 않고 용인하지 않는 사람, 범죄 등이 들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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