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100명 가까운 경찰이 정부정책과 관련한 댓글공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경찰청 보안국 보안사이버수사대와 일선 경찰서 보안·정보·홍보부서 소속 경찰관 95명이 댓글공작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보안사이버수사대 경찰관 일부는 가족이나 친지 등 31명을 댓글작업에 동원했으며,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이른바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블랙펜’ 분석팀 업무도 지원했다.
경찰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황성찬·김용판 전 경찰청 보안국장 등 전·현직 경찰 고위직을 포함해 7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피의자로 입건한 상황이다. 조 전 청장과 당시 보안국장 등은 앞서 참여연대가 지난 3월 검찰에 낸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적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정보원이나 군과 달리 경찰의 댓글공작은 실무 행위자를 처벌하는 구성요건이 없다”며 “댓글공작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관리한 지휘부의 혐의가 확인되면 형사처벌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하면서,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TF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경찰은 당시 본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 정책 지지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지난 3월 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서울·경기남부·부산·광주·강원경찰청 등이 압수수색을 당했고, 본청 보안국과 정보국, 대변인실도 압수수색의 대상이었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