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하반기 지방정부·의회 감찰 카드를 빼 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 감찰은 출범 후 2~3년 의정활동을 해야 감찰할 것이 생기는데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의 의정활동을 조사하는 것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같은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조국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소 및 대응방안’의 일환으로 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 지방정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고했다”고 소개했다.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감사원 등으로 구성된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지방권력 감찰에 착수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지방선거 이후 당선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정활동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승리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 스캔들과 같은 일이 2~3개 연달아 터지고 경제 문제까지 불거지면 정권 지지율 20%포인트가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치활동에서 고생을 하거나 내공을 촘촘히 쌓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자고 일어났더니 당선’된 측면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당선인일수록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석수가 국정 운영동력의 핵심인데, 실수를 하면 2020년 4월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할 수 있다는 걱정도 하반기 감찰 카드에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