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월드컵 축포 없는 러시아 펀드

美금리인상·强달러·G2갈등에

'개최국=증시반등' 공식 깨져

2014년 브라질,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06년 독일. 이전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개막 전후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증시가 반등한 국가들이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 행사가 개최되는 국가는 증시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해당국 대표기업 주식 등을 담은 펀드 상품들의 수익률이 오르는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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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 인상, 달러 강세, 두 거인(G2) 간 무역 갈등 같은 각종 악재가 신흥국들을 덮치면서 이런 공식은 깨졌다. 전 세계인의 눈이 러시아에 쏠려 있지만 증시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 14일 이후에도 러시아 펀드 수익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 정치 이슈에 밀려났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최근 회복됐지만 증시 시장으로 까지 온기가 퍼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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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일인 지난 14일부터 22일 사이 수익을 올린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주식)C-C-e‘이다. 이 상품은 이 기간 -4.71%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로는 6.48%, 3개월로는 -9.44%의 손해를 봤다. 다른 상품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1(주식)C-A‘,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1(주식)A1’, ‘KB러시아대표성장주[자](주식)A’ 등이 4%대 손실을 기록했고, ‘한화러시아[자](주식-재간접)A’, ‘교보악사파워러시아전환형[자]1(주식)Ae’ 등도 -2%에서 -3% 수준을 보였다.

이는 기존 월드컵 기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개막 전 3개월 동안 20% 올랐고, 이후 4개월 동안에도 5.8% 추가 상승했다. 2010년과 2006년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독일 역시 개막 이후 같은 기간 증시가 10% 넘게 올랐다. 반면 러시아 RTS 지수는 연초 대비 5.83% 떨어진 상태로 여전히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이후만 봐도 20일과 22일을 제외하곤 매일 하락세를 보였다. 개막 당일인 14일엔 6.60포인트, 15일엔 23.93포인트가 빠지는 등 월드컵 특수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은 더 지속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채권 금리 상승, 주가 하락이 연쇄 발생하고 있는데다, 펀드 투자자가 환자손까지 이중 손실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러시아에는 아직 충격이 크게 확산 되지 않는 모양이지만, 이들 시장도 달러 강세와 무역 갈등으로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보수적인 투자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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