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흔드는 난민...미니 정상회의서도 합의 못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미니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브뤼셀=AFP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미니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브뤼셀=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28~29일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니 정상회의를 열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EU의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EU 소속 16개국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비공식 미니 EU 정상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28, 29일 정례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난민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정지작업 차원에서 열렸으나 관련 당사국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구체적인 합의를 하지는 못했다. 다만 회의에서 16개국 정상들은 난민 문제에 대한 공통의 해법을 찾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은 나름의 성과로 평가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이런 이슈(난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 “회의에선 이(난민 문제 해결)를 하겠다는 많은 선의가 있었다. 일부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많은 통합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EU 정상들은 작년 12월 열린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간의 갈등을 빚고 있는 난민 문제 개혁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대부분의 난민이 처음 도착하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의 국가는 EU 역내에 들어온 난민은 제일 처음 도착한 EU 회원국에 망명을 신청해야 한다는 이른바 ‘더블린 규칙’에 많은 불만을 드러내며 항구적인 난민 정착 지원 메커니즘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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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반(反) 난민’을 내세우고 포퓰리스트 정권이 출범한 이탈리아가 지중해에서 구조된 난민을 태운 선박의 입항을 거부해 이 선박이 해상을 배회하다가 스페인에 정박하고,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이탈리아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서면서 양국이 외교갈등을 빚는 등 난민 문제가 EU의 핵심화 두루 재부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우리는 난민들이 처음 도착하는 국가들에 홀로 이 문제를 떠넘길 수 없다. 이는 이들 국가가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EU 회원국 간 연대를 강조했다.

주세프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한 EU의 다층 전략’이라는 제안을 통해 난민 문제는 구조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EU 난민정책에 큰폭의 변화를 주장했다. 콘테 총리는 그 방안의 하나로 유엔난민기구나 국제이주기구와 협력해 난민들이 거쳐 가는 터키, 리비아 등의 국가에 망명신청을 조사하기 위한 난민보호센터를 설립할 것과 EU의 역외 국경 보호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그동안 EU의 의무적인 난민 재배치 할당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며 난민수용에 소극적이었던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 ‘비셰그라드 4개국(V4)’ 정상들은 불참해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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