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민연금 보험료율 현행 유지하면 2058년 기금 고갈”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2040년대 초반부터 지출이 수입 초과

정부,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결과 8월께 공개할 듯




국민연금이 현행을 유지할 경우 2058년에 적립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지난 2013년 국민연금 3차 재정계산을 통해 추산했던 고갈 시점(2060년)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26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보험 장기재정전망(Ⅱ)’ 연구보고서(책임연구원 신화연 연구위원)를 보면, 국민연금 수급자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2040년대 이전까지는 보험료 수입이 연금 지출보다 많은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부터 연금 급여 지출이 증가하면서 2040년대 초반에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41년에 적립기금은 최고 수준에 이르지만(경상가 1,576조90억원, 2016년 불변가 기준 852조원), 그 이후 연금 급여 등 지출 규모 증가로 점차 줄어들어 2058년에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13년 3차 재정계산에서 현재의 보험료율(9%)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거시경제와 인구 변수 추정값 등을 반영하면 국민연금의 적립금이 2043년 2,561조원까지 불어나고서 급감하기 시작해 2060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렇게 기금이 소진되는데도 불구하고 보험료율을 인상하지 않고 지금 수준 그대로 내버려 둘 경우 적립기금이 고갈되는 2058년에는 보험료율을 한꺼번에 26.3%로, 2060년에는 27.4%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 국내총생산 대비 연금지출 비중은 2016년 1.1%에서 급격히 늘면서 2030년 2.1%, 2050년 3.9%로 커지고,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2060년에는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저출산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2016년 2,125만명에서 점차 줄어들어 2030년 1,747만명, 2060년 1,162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급격한 고령화로 연금 수급자 수는 2016년 439만명에서 2030년 840만명, 2050년 1,538만명, 2060년 1,699만명 등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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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수는 줄고 수급자 수는 늘면서 제도부양비(가입자수 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수)는 2016년 16.1%에서 2035년 47.3%에 이르고, 2055년 104%로 100%를 넘어서며 2060년 118.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가입자 수와 수급자 수 추이, 보험료 수입과 지출 추이, 가입자 평균소득, 보험료율, 징수율, 장애인구 추계, 실업률 등을 고려해 국민연금의 장기재정을 추계한 것이다.

한편, 정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전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건전한지를 진단하는 재정계산작업을 5년마다 벌인다. 건강검진처럼 재정검진을 하는 것이다. 사전에 안전점검을 해서 보험료율을 조정하거나 연금수령 시기를 늦추는 등의 대책을 마련, 시행해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2003년 1차, 2008년 2차, 2013년 3차에 이어, 30주년을 맞은 올해 4차 재정계산을 진행 중이다. 4차 재정계산 결과는 오는 8월께 나온다. 4차 재정계산에서는 출산율 저하와 경제성장률 정체, 수급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립기금 소진 시점이 3차 계산 때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차 재정계산 때 정부는 2060년까지 수지 적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현재 9%에 묶여있는 보험료율을 2017년부터 14.3%로 올려야 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또 2060년까지 적립 배율을 2배와 5배로 유지하려면 2017년부터 보험료율을 10.2%, 11.4%로 각각 인상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적립 배율은 보험료 수입 없이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적립기금이 어느 정도 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테면, 적립 배율 2배는 보험료를 한 푼도 거두지 않더라도 2년 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금이 적립돼 있다는 의미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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