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UN) 193개 회원국 중 서방 국가로는 유일하게 여성에 가장 위험한 나라 10위권에 드는 불명예를 안았다.
26일(현지시간) 톰슨로이터재단이 세계 여성문제 전문가 55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26일∼5월 4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은 세계에서 여성에 가장 위험한 국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재단은 여성 전문가들에게 193개 UN 회원국 중 성폭력, 건강보험 접근성, 여성의 인식에 대한 관행과 전통, 성폭력 이외의 폭력, 인신매매 등 여러 항목에서 여성에 가장 위험한 나라를 선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미국은 종합 평가에서 여성에 10번째로 위험한 나라로 지목됐다.
‘여성에 대한 성범죄 우려가 큰 국가’ 항목으로는 미국이 시리아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올랐다. 여성이 가정폭력이나 정서적 학대 등 성폭력 이외의 폭력에 노출될 우려가 큰 국가들의 순위에서는 미국이 6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미국이 여성에 위험한 국가로 지목된 데에는 지난해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의해 촉발된 ‘미투 운동’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네트워크’(National Network to End Domestic Violence)의 신디 사우스워스 부대표는 여성을 겨냥한 폭력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런 이미지를 부추겼을 것으로 보고 이런 결과가 실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졌다. 사우스워스 부대표는 “그들(대중)은 우리의 언론 보도를 지켜보고 여성에 대한 유명인의 폭력 사건을 지켜본다”며 “(여성에 위험한 국가라는) 그런 인식은 이해가 가지만 현실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이번 설문 결과 종합 평가에서 인도가 세계에서 여성에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혔다. 인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문화와 관행·인신매매 등 3개 항목에서 세계에서 여성에 가장 위험한 나라로 선정됐다. 이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민주콩고, 예멘, 나이지리아 순이었고 미국은 서방 국가로는 유일하게 종합순위 10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