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배당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배당주펀드 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배당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석유화학 업종 주가가 연초 이후 경기비관론 등으로 급락한 탓이다. 하반기 배당을 앞두고 자금 유입에 기대를 걸지만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있어 만만치 않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160개 배당주펀드에서는 약 3,977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소폭 유입되기 시작했던 것과 다른 행보다.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손실 폭도 커지는 상황이다. 배당주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41%로 최근 한 달 사이 손실도 -3.75%에 이른다.
배당주펀드 약세는 종목 주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 국내 3대 주요 배당지수(KRX고배당50·코스피고배당50·코스피배당성장50)는 지난 2009년 출시 이후 줄곧 연초 강세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금융·화학 등 경기 영향을 받는 업종이 약세이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3대 배당지수에서 40~50%가량은 금융·화학 두 개 업종이다. 해당 업종은 최근 2·4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데도 고용·수출 등 경기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는 대개 배당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증권·화재·은행의 비중이 다른 펀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액티브 펀드도 S-OIL·KB금융 등을 펀드 편입 상위에 담고 있는 상품이 주로 손실이 컸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 급락이 2·4분기 배당주 주가를 더욱 끌어내렸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연초 2% 중반대에서 3%대까지 급등하면서 신흥국 주가가 전반적으로 급락한 것. 국내 배당주펀드뿐 아니라 가치주펀드 등 주요 액티브 펀드는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편입해 수익률 하락을 방어하는데 증시가 급락하면서 대부분 액티브 펀드 손실 폭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배당주 특성상 하반기에는 수익률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배당주는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며 “어느 정도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말부터는 배당주의 주요한 투자 시점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말 중간배당으로 배당주가 조명되고 8월 말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고배당주를 선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와 포스코를 필두로 50여개 종목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중기·분기 배당금이 증가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투자 성과가 높다”며 “배당주 투자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