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미국서도 들려오는 경기침체 신호들

미국에서 경기침체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장단기금리 차가 25일(현지시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금리 차이가 0.35%포인트로 좁혀진 것이다. 이는 미국이 유례없는 경기침체에 빠졌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말 이후 최저치다.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도 이날 올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다.


이런 시장의 움직임은 49년 만의 최저 실업률, 4%를 바라보는 경제성장률 전망, 살아난 소비심리 등 탄탄한 미국의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의외다. 경기회복기에는 단기금리가 오르고 뒤이어 장기금리가 상승해 금리차가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다. 이 같은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기현상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장단기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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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미국의 장단기금리 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되면 경기침체나 위기가 닥쳤다. 지금 나타나는 미국의 금리 차이 축소를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이유다. 금리 차 축소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세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대표적 안전자산인 10년물 국채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 시장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는 것은 악화일로인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무역전쟁이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리나 변동성지수만으로 경기침체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주장이 많은 만큼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최악의 사태까지 상정한 대응방안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더 튼튼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파제는 규제 완화를 통해 혁신에 성과를 내 경제 체력을 튼튼히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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