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육상전력공급설비(AMP)가 대기오염 물질 감축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2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5년부터 내항(7곳)과 역무선부두(28곳), 신항관리부두(18곳), 북항(7곳), 연안항(8곳) 등에서 총 68개 저압 AMP를 운영해 지난해 인천항에서만 질소산화물(NOx) 13만8,000㎏, 미세먼지(PM10) 2,600㎏, 초미세먼지(PM2.5) 2,400㎏, 황산화물(SOx) 350㎏을 각각 감축했다.
AMP는 부두에 대기 중인 대형 선박에 육지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급해 냉동·공조시스템 등이 돌아가도록 하는 장비다. 배는 정박 중에도 배 안의 다양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시동을 키고 벙커C유 같은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 이 때문에 항만 일대에는 미세먼지·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이 대량으로 발생한다. 인천에서 발생한 미세먼지 가운데 선박 배출량이 13%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육상에서 생산한 전기로 배를 유지하면 이 같은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인천~백령도 구간을 운항하는 서해5도의 유일한 2,000톤급 대형 쾌속선인 하모니플라워호(2,000톤급)는 지난해 AMP를 설치해 5만787톤의 선박용 경유를 대체하는 효과를 거뒀다. 대기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CO) 376톤, 질소산화물(NOx) 3,987톤, 황산화물(SOx) 51톤, 미세먼지(PM10) 76톤을 각각 줄였다.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기존 저압 AMP에 이어 고압 AMP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저압 AMP는 여객선 등에 220~440V의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고, 고압 AMP는 대형 화물선 등에 6.6kV 이상의 전력을 공급한다. 실제 지난 4월 한국남동발전·대한해운과 공동으로 총 11억5,000만원을 투자해 부두와 18만 톤급 석탄 운반선에 6.6㎸ 육상전원 공급장치를 설치했다. 내년 6월 개장할 신국제여객부두에는 국고보조금 24억원 등 60억원을 들여 6.6kV의 육상전원공급장치(AMP) 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공사는 항만 내 온실가스 관리에 필요한 ‘항만 탄소관리 시스템‘ 을 개발해 4월부터 운영하는 등 대기오염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국제여객부두에는 대형 선박용 고압 AMP를 설치해 인천항을 대기오염 걱정 없는 친환경 항만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