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최저임금도 모자라 통상임금 부담까지 지울 건가

여당이 통상임금 법제화에 속도를 낼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최저임금에 들어간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에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연내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한국노총에 약속했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단신 근로자에서 가구 생계비로 확대하고 실업부조를 조기에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을 노사정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갖가지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통상임금 법제화는 지난해 기아자동차 소송사례에서 보듯이 산업계의 혼선을 줄이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당이 기업에 부담이 큰 통상임금 문제를 협상 카드로 불쑥 던진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는 떼를 쓰면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노동계에 심어줄 우려가 크다. 더욱이 민주당의 방침은 기업들에 또 다른 인건비 폭탄을 안긴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마땅하다. 한국노동연구원은 통상임금에 상여금과 수당을 포함하면 연간 22조원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임금은 대기업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최저임금에 비해 산업계에 미치는 충격파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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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추진하는 최저임금 기준 변경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3인 가구의 생계비를 따진다면 당장 내년 최저임금부터 큰 폭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이겠다며 위반 사업장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고 근로기준법 적용 예외마저 폐지한다면 오히려 영세 자영업자들이 채용을 꺼리는 역설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 경영계에서 정부와 노동계가 손잡고 기업 망신주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작금의 한국 경제는 내수 침체에 통상전쟁까지 겹쳐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여권은 이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 통상임금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기업들도 숨 쉴 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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