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를 대비해 국영석유회사(NIOC)가 독점했던 원유수출을 민간에도 허용할 방침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의 판로를 추적해 거래 당사자에게 제재를 부과할 수 없도록 원유 수출선을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대이란 제재의 최우선 목표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겠다는 것”이라면서 “민간 업자가 이란 주식시장에서 석유를 구입해 이를 각자 외국에 파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심리전의 일부로 이란산 원유 수출을 완전히 막겠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란의 원유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은 이란을 배신하는 행위로,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하루 200만배럴을 증산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라는 미국의 ‘지시’라고 해석했다.
이란 석유부가 운영하는 샤나통신은 이날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가 “사우디는 그 정도 양을 일시에 증산할 능력이 없을뿐더러 미국은 사실상 사우디에 OPEC을 탈퇴하라고 지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이 지난달 22일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을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에 따로 추가 증산을 요청한 것은 사우디가 이 증산합의를 무시하고 국제 유가를 미국과 함께 주도하자는 제안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OPEC 회원국 가운데 산유량 3위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미국이 사우디와 ‘직거래’로 이란을 배제하려는 속셈으로 이란 측에선 해석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살만 사우디 국왕에게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혼란과 장애 때문에 발생한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사우디의 산유량을 200만 배럴까지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살만 국왕도 동의했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