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본지·현대연 하반기 경영 설문] 기업 10곳 중 7곳 "투자여건 만족 못해…개선도 안될 것"

투자종합지수 23.1P 내려 112.5...5년來 최악

G2 무역전쟁·금리인상·환율順 불안요인 꼽아

"경제, 상반기 수준이거나 더 나빠질 것" 98%




1일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문 결과를 보면 투자 한파가 밀어닥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격화되고 있는 긴축 국면,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통상 분쟁 등으로 어려운 판에 고비용을 유발하는 각종 정책 등이 기업의 발목을 단단히 잡은 모양새다.

투자 지수의 하락은 우려스러울 정도다. 현대연이 분석한 올 하반기 투자종합지수는 상반기보다 23.1포인트 내린 112.5포인트로 지난 2013년 하반기(108.8포인트) 이후 5년 만에 최저였다. 대표적인 투자 항목이라고 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의 동결이 결정타가 됐다. 설비투자의 경우 ‘상반기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응답이 63.4%, R&D의 경우는 61.3%나 됐다. 그나마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도 1~5%대(18.3%)가 제일 많았다. 이는 기업의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상반기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기업은 57.5%에 그쳤다. 이는 상반기(76.3%)보다 20%포인트가량 줄어든 것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관련 지표가 악화 중이라 우려스럽다”며 “투자 성과나 여건이 모두 안 좋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기업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게 더 문제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투자 여건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74.2%인 것도 부담이지만 투자 여건 개선에 회의적인 기업이 10개 중 7개꼴인 점도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경영 목표도 보수적 색채가 강했다. 하반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목표로 ‘1~5%(상반기 대비) 확대’를 선택한 비율은 각각 40.6%, 34.7%로 가장 많았다. 상반기 수준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답한 비율도 20.8%, 영업이익의 경우 24.2%나 됐다. 응답기업의 16.8%는 하반기 영업이익이 상반기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반기 기업 활동의 우선순위에 대한 질문에는 수익성 향상(56.7%)이 가장 높았다. 특히 투자증가(6.2%), 신사업 진출(5.2%) 등이 비상경영 체제유지(7.2%)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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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과는 기업들이 그만큼 경기를 안 좋게 본다는 의미다. 현 경기에 대한 인식만 봐도 전체 응답기업인 100개사 중 90개사(89.8%)가 ‘이미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침체국면 진입에 대체로 동의한다’가 77.6%, ‘전적 동의’가 12.2%였다. 재계의 한 임원은 “정책 담당자와 기업 간에 인식의 괴리가 크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기업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하반기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는 미국발 무역전쟁(54.5%),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30.3%), 환율 등 금융시장 불안(6.1%) 등을 꼽았다. 무역전쟁이라고 답한 비율은 △자동차(100%) △전기·전자(83.3%) △철강(75.0%) 등 주력업종에서 높았고 금리 인상은 △유통(63.6%) △건설·식음료(50%) △금융(42.1%) 등에서 많이 나왔다.

하반기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위협 요인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상(22.0%), 투자 위축(21.4%), 소비 부진(12.6%) 등을 답한 비율이 높았다. 전 세계적으로 돈을 거둬들이는 긴축 국면이 도래하면서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잇따른 기준 금리 인상으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최대 0.5%포인트로 커진 상황이라 더 그렇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주력 업종이 내리막길인 와중에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걱정”이라며 “기업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감당할 수 있는 원·달러 수준은 1,000~1,100원(56.5%), 1,100~1,200원(20.7%), 900~1,000원(17.4%) 등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6월20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이 1,070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기업이 한계상황에 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올해 3%의 경제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52.0%가 2%대 후반을 지목했고 2%대 중반(25.5%)과 2%대 초반(15.3%)이 3%대 초반(7.1%)보다 높았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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