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회 정상화 더 이상 머뭇거릴 일 아니다

지방선거를 치른 지 3주일이 다 되도록 국회는 여전히 휴업 중이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미뤄지는 바람에 국회의장을 비롯한 입법부 공백 사태는 이제 한 달이 넘었다. 전반기 국회 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장 등의 임기가 5월 말로 종료된데다 각종 민생·개혁 입법 현안이 산적한데도 허송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치권은 6월 임시국회를 아무런 성과도 없이 흘려보내더니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조차 이제야 겨우 착수했다. 여야 지도부는 지난주 원 구성을 7월 초까지 마무리하자며 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국회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국회 권력을 나누는 문제를 놓고 여야 간에 현저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출하자는 입장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상임위원장과 함께 일괄처리하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회 안팎에서는 조기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이러다 올해 70주년인 제헌절 경축식을 국회의장 없이 치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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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주요 현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국회가 공전하는 사이 1만여건의 법안이 국회에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마냥 낮잠을 자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민생과 경제 활력 회복과 직결되는 법안이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해 치안총수 부재의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국회로 이송됐다.

지금 나라 안팎의 여건은 정치권이 국회 권력 배분을 두고 샅바 싸움할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고 있다. 고용 대란 속에서 경기하강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력 회복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치권은 식물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감안해 정치력을 발휘해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생산적이고도 일하는 국회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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