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나 참전군인인데"...소송비·'블랙머니' 제작 자금 갈취한 외국인 검거

퇴역군인·외교관 사칭해 페이스북으로 접근

라이베리아 출신 캐나다 국적 A씨(50)가 ‘블랙 머니’를 약품처리하면 실제 돈으로 변한다며 제시한 100달러 지폐. /사진 제공=서울지방경찰청라이베리아 출신 캐나다 국적 A씨(50)가 ‘블랙 머니’를 약품처리하면 실제 돈으로 변한다며 제시한 100달러 지폐. /사진 제공=서울지방경찰청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한국인에게 수억원을 편취한 외국인 사기단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페이스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해 4억여원을 편취한 라이베리아 출신 캐나다 국적 A씨(50)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 1월 ‘브라이트’라는 가상의 계정을 페이스북에 만들어 40대 한국인 여성 B씨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브라이트를 한국계 미국인이자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퇴역 예정 군인이라고 소개하며 B씨와 친분을 쌓았다.


이후 이들은 퇴직금 300만 달러를 받기 위한 소송비와 운반비 명목으로 B씨에게 지난 1월18일부터 3월29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3억8,700여만원을 뜯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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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자신을 브라이트의 지인이라며 외교관을 사칭하기도 했다. 지난달 8일에는 한국에서 B씨를 만나 여행 가방에 ‘블랙 머니’ 300만달러가 들어있다고 속였다. 당시 A씨는 블랙 머니가 100달러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B씨에게 보여줬다. 그는 블랙 머니를 달러 지폐로 바꿔야 브라이트가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며 약품 구매비 명목으로 3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방에 있던 대부분 블랙 머니는 검은색 종잇조각에 불과했다.

뒤늦게 의심을 갖게 된 B씨는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에서 외교관 등을 사칭하면서 접근해 오는 외국인은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이며 “유사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실정에 밝은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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