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국민銀, 10년 전 발뺐던 인도네시아 재진출

부코핀 지분 22% 확보·2대주주로

재승인 인색한 현지당국 설득 성공

윤종규 회장윤종규 회장



KB국민은행이 지난 2008년 발을 뺐던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리테일 지점망 322개를 갖춘 부코핀은행 지분 참여를 통해서다.


2일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현지 금융당국(OJK)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으로 승인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이 이달 중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1,14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지분율 22%)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처음부터 50% 이상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2대 주주라는 지분 인수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분 확대를 모색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중형 은행이다. 전국적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고객 및 중소기업 고객 위주의 리테일 사업이 주력이다. 기존 주주는 인도네시아 보소와그룹(30%), 코펠린도(18.09%), 인도네시아 정부(11.4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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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시장은 윤종규 회장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지역이다. KB국민은행은 2003년 윤 회장이 실무를 지휘했던 재무담당 부행장 시절에 835억원을 투자해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II) 지분 13.89%를 인수했다. 하지만 강정원 전 행장은 5년 만인 2008년 BII를 3,670억원에 매각했다. 매매차익만 따지면 단기간에 4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지만 윤 회장은 다시 KB금융에 돌아온 뒤 이 결정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다면 매매차익보다 몇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지점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KB금융으로서는 글로벌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B금융의 인도네시아 재진출은 윤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번 발을 빼고 철수한 해외 은행에 라이선스를 다시 내주지 않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특성을 감안하면 KB금융이 이번 딜을 성공하기 위해 윤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등이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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