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명이요? 열심히 달려보자고 생각 중”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현명하게 보내고 싶어”
“아내를 웃게 만드는 게 제일 어려워요”
데뷔 17년차 배우 권상우의 꿈은 열심히 일한 배우로 아내와 자식들에게 기억되는 것.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아빠, 그리고 좋은 남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권상우는 2001년 MBC ‘맛있는 청혼’ 으로 데뷔, 16년 동안 ‘천국의 계단‘, ’슬픈 연가‘, ’야왕’ 등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을 통해 톱스타로 등극했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년), ‘말죽거리 잔혹사’(2004)등 히트작으로 대세 영화배우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스크린 성적은 저조했다.
20대 젊은 시절과 비교해 그를 찾는 곳이 더 줄어든 것도 사실. 그렇다고 과거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배우는 아니다. 그는 현명하게 본인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가고 있었다.
“제 나이가 이제 43살인데, 과연 나를 언제까지 주인공으로 찾아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우 수명이 길지 않다는 걸 알아요. 그동안 영화는 상대적으로 많이 하질 못 한 것 같아 스크린 작품에 좀 더 힘을 쏟아 부으려고 해요. 그렇다고 다작 배우가 아닌 완급 조절을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권상우는 솔직하고 또 솔직했다. 겸손을 가장한 답변은 애초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전작인 ‘탐정: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 이하 ’탐정1’)은 2015년 개봉해 262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 6월 개봉한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이하 ‘탐정2’)는 7월 현재 282만명을 불러 모았다.
“우여곡절 끝에 1편이 대박난 스코어가 아닌 속편이 나오게 돼서 감개무량하죠. 저희 영화는 대단한 재미가 있다기 보단, 아슬아슬하게 사건을 파헤쳐가는 재미가 솔솔한 캐릭터 무비입니다. 갈수록 업그레이드되는 영화적 재미를 드리고 싶어요.”
‘탐정2’의 초기 관객 반응이 좋다는 말에, 첫 천만 영화 배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러자, “우리 아내(손태영)만 웃기면 천만 코미디 배우가 될 수 있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연말 영화제 시상식엔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동안 TV로만 봤거든요.”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배우 권상우는 지난 2008년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손태영과 결혼했으며, 이후 둘 사이에 아들 룩희 군과 딸 리호 양이 태어났다. 남편 권상우는 아내 손태영이 웃는다면 무엇이든 할 태세였다. 하지만 정작 손태영은 웃음을 들키지 않으려 귀여운 신경전을 벌인다고.
“유독 아내는 잘 안 웃어요. 아내 웃기는 게 쉽지 않아요. 아내가 저한테 ‘웃음’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할까. 저의 연기나 개그로 인해 웃는다는 걸 자존심 상해하는 것 같아요. 연애 할 때요? 좋아 죽었죠. 하하하.”
결혼 10년차인 권상우는 한결 여유가 있었다. 40대 이후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전혀요. 지금이 ‘말죽거리 잔혹사’ 때 보다 몸이 더 좋아요. 권상우가 배가 나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권상우는 청춘스타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건강한 배우로 대중 앞에 섰다. 배우로서 정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달리고 싶단다. 그 이후에 가족에게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이 되고 싶은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선 코믹, 액션, 멜로 모두 잘 어울리는 본인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이 모든 게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닌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열망에서 기인했다.
“우리 아들이 현재 10살인데, 그 때는 6~7년 뒤엔 고등학생이 되지 않겠나. 그 땐 우리 아들 뿐 아니라 자기 친구들 역시 아버지에 대해 알 텐데, 열심히 일하는 배우라는 그 느낌만 줘도 제 할 일을 다 했다 생각해요. 제 작품 행보는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현명하게 잘 보내고 싶어요.”
권상우는 영화 ‘탐정2’ 이후로 스크린에 다시 한번 부활 할 것을 다짐했다. 그의 차기작은 영화 ‘두번 할까요’에 이어 ‘신의 한 수’ 프리퀄인 ‘귀수’이다.
“내년엔 스크린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권상우를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