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10대주력업종 릴레이진단-①자동차] 미래 먹거리 찾기도 벅찬데...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발목

M&A 등 투자결정 올스톱




지난 5월 현대차(005380)그룹은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현대모비스(012330)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에 악명 높은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딴지를 걸고 나온 데 이어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주총에서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을 기관투자가들에 권고하면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국 뉴욕을 찾아 큰손들의 협조를 구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5월 말 예정됐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086280)의 주주총회를 취소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거둬들였다.

문제는 이러는 사이 본연의 업무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생산이나 판매 등 일선 현장은 정해진 대로 굴러갔지만 정작 수년 후를 보는 의사결정은 올스톱 됐다. 생산기술전략회의, 지역별 판매회의를 포함해 정 부회장이 주재하는 회의들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표면화한 3월 말부터 두 달 가까이 열리지 못했다.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완해 다시 추진하는 데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한데다 최근에는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로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이슈에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현대차의 작업은 당연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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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2년여에 걸쳐 그렸던 큰 그림 자체가 무산됐다. 정 부회장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현대모비스는 3~4개의 굵직한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전략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업의 미래가 달린 대규모의 투자 결정은 최고 의사결정자를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들의 숱한 고민 끝에 나온다”면서 “지배구조 이슈에 발목이 잡힌 현대차로서는 이 같은 답답한 상황에 속이 타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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