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난민합의안 파열음...獨내무 "장관직 내놓겠다"

제호퍼 장관, 메르켈에 반기

기민-기사 연정 붕괴 가능성

伊도 "反이민 연합체 구성할것"

제호퍼 장관 /AFP연합뉴스제호퍼 장관 /AFP연합뉴스




메르켈 총리 /AFP연합뉴스메르켈 총리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난민 문제에 극적으로 합의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독일 내무장관은 EU 정상들이 합의한 난민정책에 반기를 들며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난민 ‘대량 이주’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의 ‘반이민연합체’를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봉책으로 마련한 EU 난민정책 합의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EU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1일(현지시간) 독일 기독사회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기사당 비공개 내부회의에서 지난달 29일 EU 정상들이 합의한 난민정책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당 대표직과 장관직 모두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날 연정 파트너인 기독민주당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EU 28개국 정상들은 마라톤 협상 끝에 난민 망명신청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처리할 ‘합동난민심사센터’ 설치와 역내 난민 이동제한 등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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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호퍼 장관은 합의안과 달리 다른 국가에 도착해 망명 신청을 한 사람들은 국경에서 돌려보내야 한다며 메르켈 총리와 맞서고 있다. 그는 2일까지 기민당과 마지막 협상을 벌여 자신의 진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지만 기민당은 기존 방침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 타협안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로 난민 문제를 둘러싼 독일 대연정 내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68년간 계속돼온 기민·기사 연정이 붕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U 정상들의 합의에 대한 역풍은 애초 EU 정책에 회의적이었던 이탈리아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강경한 난민정책을 밀어붙이며 난민 문제를 둘러싼 EU의 갈등과 분열을 촉발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북부 폰티다에서 열린 동맹의 연례 전당대회에서 “우리와 철학이 비슷한 유럽 각국의 국수주의 정당들이 모인 범유럽연합체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겨냥해 “올해 성취한 것을 내년에는 유럽 차원에서 이룰 것”이라며 “내년 유럽의회 선거는 정치적 엘리트, 은행, 자본, 난민,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정상들의 난민정책 합의 이후 나온 살비니 장관의 이날 발언은 EU 난민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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