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0대 주력업종 릴레이진단] '린치핀' 빠진 한국 제조업...5년뒤 살아남을 업종 '제로'

10대 주력업종 수출 일제 하락

핵심 산업 中에 이미 추월 당해

G2 무역전쟁 확산 땐 더 타격

OECD "복합적·구조적 위기"



상반기 수출은 13개 주력업종 중 7개가 마이너스였다. 자동차와 조선은 흔들리고 철강·가전·선박 등은 신음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추격은 거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반도체를 ‘인체의 심장’에 빗댔다. 스마트폰과 액정표시장치(LCD) 등은 중국에 이미 뒤졌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전쟁은 우리나라에 치명타다. 대한민국 제조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10대 주력업종을 순차적으로 정밀진단해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한국 경제의 취약점을 가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대 품목의 수출 비중 변동치를 따져보니 반도체는 6.2% 늘었지만 한국의 주력인 디스플레이(-1.0%), 자동차(-1.2%), 석유제품(-2.8%) 등은 이미 꺾였다. 전체 업종을 봐도 수출은 -0.7%였다. OECD의 진단처럼 우리 주력업종들은 복합적이면서 구조적인 위기에 빠져 있다. 김도훈 전 산업연구원장은 2일 “투자의 양이나 인력으로 봐도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없다”며 “반도체만 앞서 있는데 기존 산업의 문제를 반도체도 5년 뒤에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반도체라고 좋을까. 가격하락과 중국의 추격 두 가지 덫이 앞에 놓여 있다. 지난해 12월 9.6달러였던 D램(DDR4 8Gb) 가격은 최근 8.6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굴기로 오는 2025년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8%대까지 치솟는다. 다른 주력업종은 더 암담하다. 올 1·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삼성이 20.5%로 화웨이와 샤오미·오포 3사의 합계점유율(25.2%)에 뒤졌다. 삼성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는 5월 중국 판매량이 5만3,371대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대중공업은 1·4분기에만도 1,2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철강업체인 1차금속(-2.2%)과 금속가공(-8.4%)을 비롯해 기계(-2.4%), 섬유(-3.9%)의 생산도 줄줄이 마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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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더 어둡다. 노동생산성은 그대로인데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줄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투자스코어보드’ 등재 기업만 봐도 우리나라는 2013년 80개에서 2016년 70개로 12.5%가 감소했다. 물론 중국은 88.9%, 미국은 2.2% 늘었다. 그 결과 자동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5년 5.2%에서 2025년 3.8%로, 조선은 36.2%에서 20.0%로 쪼그라든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제조업에 ‘린치핀(마차나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게 꼽는 핀)’이 빠져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 283억달러 가운데 반도체 관련 품목이 38%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중국과 차별되는 기술 없이는 5년, 10년 뒤 대한민국 제조업에서 살아남는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영필·김상훈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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