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비서를 성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검사 측과 안 전 지사 측이 ‘강제성’ 여부를 두고 여전히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2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법 303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첫 번째 공판에 참석했다.
안 전 지사는 출석을 확인하는 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의 말에 “예 여기 나와 있습니다”라고 답한 뒤 직업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직업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피해자 김지은 씨는 방청객 자격으로 법정에 들어와 재판을 지켜봤다. 그는 1시간 45분가량 이어진 오전 공판동안 노트에 재판에서 오가는 발언 내용을 적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는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될 정도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수차례 간음하고 추행했다”며 “김지은 씨가 을의 위치에 있는 것을 악용해 범행했다”고 안 전 지사의 유죄를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의 관계는 김 씨가 수행비서가 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에 집약적으로 나타나 있다”며 “맥주를 가져오라고 해 간음했는데, (이는)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늦은 밤 심부름을 시켜 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 같은 주장을 할 때 안 전 지사는 안경을 벗어 안주머니에 넣고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듣고 있었다.
안 전 지사 측은 ‘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이성적 감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을 뉘우치고 후회하고 있다”면서도 “정치적·사회적 지위가 있다는 것이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캠프의 분위기는 비교적 자유로웠고 일방적인 해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수행비서의 의미를 과장하고 있다”며 “김 씨는 장애인도 아동도 아니다. 안정적인 공무원 자리를 버리고 무보수로 캠프에 올 만큼 결단력도 있는 여성이었다”며 공소사실에서 거론된 일들이 김 씨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