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횡령·배임·사기'로 구속영장 신청, 4일 심사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상속세 탈루 등 비리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점, 조 회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조 회장과 그의 남매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 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상속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영장 범죄 사실에 담지 않았다.

조 회장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의 세 자녀가 비상장 계열사인 정석기업 주식을 싸게 사들여 비싼 값에 되파는 ‘꼼수 매매’로 90억 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조 회장에게 특경법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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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하고,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에서도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횡령 액수는 1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조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약국이 약 18년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부정하게 챙긴 1천억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료에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 회장을 지난달 28일 불러 15시간 넘게 조사를 벌였고, 조 회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혐의 소명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영장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심문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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