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기업 지주회사 배당외수익 비중 43.4%...공정위 “제도개선 필요”

김상조 '지주회사 문제점' 지적 이후 공정위 분석 결과 내놔

부영·셀트리온홀딩스·한라홀딩스 등 배당수익 비중 20% 미만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소속회사와의 내부거래 규모 및 비중  자료:공정거래위원회◇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소속회사와의 내부거래 규모 및 비중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브랜드 로열티와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수수료 등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5대 그룹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문제를 지적하며 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뒷받침할 분석결과를 공정위가 내놓았다.

3일 공정위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8개 대기업집단(전환집단 지주회사)을 중심으로 수익구조와 출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브랜드수수료 등 배당외수익 비중이 43.4%로 배당수익 비중(40.8%)보다 높았다.


전환집단 지주회사 18개사 중 11개사는 배당수익 비중이 50% 미만이었고, 특히 부영(0%), 셀트리온홀딩스(0%), 한라홀딩스(4%), 한국타이어(15%), 코오롱(19%) 등 5개사는 20% 미만이었다. 이는 기업집단 일부만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일반집단 소속 지주회사(6개)의 배당수익 비중(56.8%), 대기업집단 소속이 아니면서 자산 규모 5,000억원 이상인 중견지주회사(21개)의 비중(58.9%)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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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집단 지주회사의 18개사 중 8개사는 브랜드수수료, 부동산임대료, 경영컨설팅 수수료 등 배당외수익의 비중이 50% 이상이었다. 셀트리온홀딩스(100%),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84.7%), 한솔홀딩스(78.8%), 코오롱(74.7%) 등 4개사의 배당외수익 비중은 70% 이상이었다. 이 역시 일반집단 소속 지주회사(28.1%), 중견 지주회사(13.9%)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환집단 지주회사가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 등 소속 회사들과 내부거래를 한 비중 역시 현저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55%에 달해, 대기업집단 소속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회사 평균(14.1%)을 웃돌았다. 그 방식도 모두 수의계약으로 이뤄졌고,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전환집단 지주회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들의 지분율 평균이 낮을수록 배당외수익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자회사 지분율이 낮은 지주회사일수록 배당보다는 배당 이외의 방식으로 수익을 수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손자회사·증손회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대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이들 지주회사들의 자회사 수는 2006년 평균 9.8개에서 10.5개로 소폭 증가한 반면, 손자회사는 같은 기간동안 6개에서 16.5개로 대폭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현재 지주회사들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사익 편취 등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부작용 우려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현재 운영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를 통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논의 결과는 오는 6일 공개될 예정이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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