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자산·수익·시장가치로 평가하라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 69 > 당신의 기업은 얼마짜리입니까?

기술·사람 등 무형자산 많고 할인율 산정 쉽잖아

세 가지 방법에 가중치 줘 투자협상 출발점으로

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학 교수



“투자 유치 희망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요?”

어느 데모데이 행사. 스타트업의 발표가 끝난 후 투자자가 질문했다.


“10억원입니다.” “지분율은요?” “10%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투자 후 가치를 100억원 정도로 보시는군요. 현시점에서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보는 이유가 있나요?”

“아직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


투자자가 언급한 기업가치 100억원이라는 것은 10억원 투자시 지분율 10%라는 창업자의 대답에서 유추한 결과다. 그러나 창업자는 그 근거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창업자라면 한번쯤 해봤을 고민. 기업가치 산정이다. 많이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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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산가치 평가법이다. 기업의 회계 장부에 기재된 모든 자산을 현금화했을 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참 깔끔한 방법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이나 사람 같은 무형자산이 대부분이라 제대로 된 가치 산정은 어려울 것이다.

다음은 수익가치 평가법이다. 이 방법은 영업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미래 수익에 할인율(이자율이나 위험도를 반영)을 반영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시중 이자가 5%라면 오늘의 100원은 은행에만 넣어놔도 1년 뒤 105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1년 뒤 100원을 오늘 가치로 환산하면 이자율만큼 할인해 95.2원이 된다(100원을 ‘(1+이자율)’로 나눔). 실제 계산시에는 할인율을 몇 퍼센트로 할 것인지, 향후 이익 추정에 대해 개연성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 변수다.

마지막으로 시장가치 평가법이 있다. 일정 시점의 매출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사 업종의 기업들과 비교해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기업의 기업가치(‘시가총액’이라고도 함)는 순이익 대비 X배 거래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전년도 당기순이익 100억원에 현재 2,000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면 이 회사는 당기순이익의 20배로 거래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20을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PER)’이라고 부른다. 이런 식으로 유사 기업들의 PER를 구할 수 있으며 스타트업의 예상 순이익에 시장 평균 PER를 곱하고, 할인율을 적용하면 시장가치 평가가 된다.

대표적인 방법 몇 가지를 알아봤다. 방법이 여러 개라는 것은 결국 완벽한 하나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에서는 스타트업의 투자심의보고서를 작성할 때 소개한 방법으로 계산한 후 가중치를 반영해 산정한다. 자산가치 20%, 수익가치 30%, 시장가치 50%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일상에서는 좀 더 단순하게 예상 당기순이익을 추정하고 비교 기업의 PER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매기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령 올해 예상 순익이 20억원이면 PER 15를 곱해 기업가치를 300억원으로 어림잡는 것이다.

투자 협상이 필요한 창업가들이라면 나름 대로의 기준점을 세워 논의의 출발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 /sungjuch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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