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여고생 한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4일 서울도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간,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을 관악산과 자취방, 노래방 등에 끌고 다니며 집단으로 때리고 추행한 혐의(공동폭행, 강제추행)으로 중학생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양은 26일 오후 학교를 마치고 가족에게 ‘아는 동생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다음 날 아침까지 A양이 들어오지 않자 가족들은 27일 오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이 A양과 연락이 닿았고, A양은 가해자 중 1명의 집 앞에서 발견됐다.
A양은 그동안 가해자들로부터 ‘센 척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심한 욕과 협박을 받아왔다. 협박에 못 이겨 가해자들을 만나러 갔다가 주먹과 각목 등으로 구타를 당하고 성추행까지 당했다.
경찰은 일부 가해 학생들을 불러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번 폭행은 가해학생 중 한 명이 자신의 남자친구와 A양이 만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나 선후배들을 부른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3일 A양의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년법 폐지·개정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A양의 가족은 “온몸에 멍이 들고 가슴에 공기가 차서 식도에 호스를 낀 채 밥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고 있다”며 “가해학생 중 한 명은 나뭇가지와 음료수캔으로 성추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해자들은 산에 미리 (폭행을 위해) 각목을 준비했고 휴대폰 유심도 빼갔다고 한다. 계획된 범죄이며 협박과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며 “가해자들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해자 중 한 명이 만 14세 미만이어서 소년법상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 언급하며 “성인은 바로 구속수사가 가능하지만 학생이라는 이유로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