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이 순천향의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온도 감응성 하이드로겔(hydrogel)은 기존의 필름 형태 유착 방지제를 대체하기 위해 주사 형태로 인체 내 주입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유착 방지제는 손상된 장기 및 조직이 수술 후 회복하면서 서로 붙어버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의공학 재료이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1㎠ 면적당 10만∼30만원이어서 가격 부담이 높았다.
이번에 개발된 유착 방지제는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함으로써 기존 제품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의료비 부담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지름이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한 초극세 섬유의 바이오소재로써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전자재료, 생체의학 재료, 나노복합재료 등에 이용되고 있다.
나노셀룰로오스를 활용한 온도 감응성 하이드로겔은 액체 상태로 장기 사이에 손쉽게 주입하고 인체에 닿는 순간 체온(37℃)에 의해 겔과 같은 고체 상태로 변화돼 조직 손상 부위에 고정된다.
온도에 따라 액체에서 고체로 변화되는 온도 감응성을 갖기 위한 원료로는 키토산이 이용됐으며 나노셀룰로오스 함량이 증가할수록 겔화에 필요한 시간이 감소한다.
생체적합성 및 동물실험에서 유착 방지 성능이 우수함이 입증됐다. 생체적합성 분석 결과, 세포 생존능과 세포 증식능 시험 모두 키토산/나노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이 우수했고 세포부착능 또한 향상됐다.
흰 쥐에 키토산/나노셀룰로오스 하이드로겔 이식 후 2주뒤 샘플을 이식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넓은 부위에서 유착이 일어났으나 키토산/나노셀룰로오스 이식군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착 발생이 감소했다.
또한 하이드로겔의 생분해 거동 평가를 한 결과 유사체액(PBS/Lysozyme)에 35일까지 침지 시켰을 때 키토산만으로 만든 하이드로겔보다 생분해성이 우수해 장기 사이의 유착을 방지하고 장기가 회복된 이후에 체내에서 분해돼야 하는 유착 방지제로서의 기능을 증명했다.
미국의 경우 복막 및 골반 유착에 의한 의료비가 120억 달러 정도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국내에서는 유착 방지제 개발에 대한 연구가 미미한 실정이며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조직 유착 방지제의 경우에도 유착 방지 효과가 50∼60%로 미비하다.
연구팀은 나노셀룰로오스가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효율 유착 방지제의 국내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성숙 목재화학연구과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조직 유착 방지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오고 있는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 원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