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해련 태경산업 회장 "나노·환경 키워드로...2020년 매출 1조 글로벌 강자 될 것"

무기화학 기초소재 40년 한우물

액체탄산가스·중질탄산칼슘 등

꾸준한 R&D로 독보적 소재 개발

친환경 나노산화아연 앞세워

자외선 차단원료 점유율 확대

2년내 해외매출 1,800억으로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에서 매출 1조원의 글로벌 강자를 꿈꾸는 기업이 있다. 태경에코를 비롯해 백광소재, 태경화학(006890), 에스비씨, 남영전구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무기화학 기초소재 중견기업 태경산업(015890)이 그 주인공이다.

김해련(56·사진) 태경산업 회장은 4일 강서구 등촌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40년 이상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에만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했고 독보적인 기술력과 상품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차별화된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 오는 2020년 매출 1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태경산업의 전체 매출은 6,000억원, 이 가운데 800억원을 해외 시장에서 거뒀다. 올해는 매출 7,000억원과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경의 무기화학 기초소재는 철강, 제지, 반도체, 건설, 자동차, 조선, 화학, 식품, 에너지, 화장품, 바이오, 의료 등 전 산업에 걸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태경산업의 중질탄산칼슘은 제지 충진제와 코팅용으로 사용되고, 태경화학의 액체탄산가스는 철판 용접 등 산업용은 물론 국소마취제나 소독가스 등 의료용으로 활용된다. 에스비씨의 산화아연은 전자제품의 전파 흡수나 철강 표면의 녹 방지를 위한 핵심 소재로 쓰이고, 백광소재의 초미립 수산화칼슘은 영양제에 칼슘을 첨가하거나 젤라틴 제조시 콜라겐 추출을 위해 사용된다.


김 회장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무기화학 기초소재의 쓰임새를 각 산업 별로 예를 들어 소개했다. 그는 “불산은 반도체 웨이퍼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핵심 물질이지만 반도체 공장에서 폐수 처리를 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면서 “지금까지는 폐수를 중화할 때 유기 알칼리인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을 사용했지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체에 무해한 무기 알칼리인 액상소석회로 시장이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액상소석회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기업 태경에코가 그 주인공이라는 것. 태경에코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오는 9월께 평택에 6번째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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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매출 1조원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면서 김 회장이 내건 키워드는 ‘나노’와 ‘환경’, 두 가지다. 에스비씨가 개발해 지난 2016년 하반기 선보인 나노산화아연과 나노이산화티타늄은 부동의 1위인 일본의 테이카(TAYCA)를 넘어서는 기술력을 인정 받아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자외선 차단원료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유기 화학 소재 대신 무기 자외선 차단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항균 기능도 갖고 있는 나노산화아연은 유기 살균제 시장을 대체하며 급속도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백광소재는 석회석에 나노 기술을 적용한 고순도 칼슘을 개발했는데, 칼슘 기능을 필요로 하는 유제품 회사나 바이오 회사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되는 추세다.

태경산업은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친환경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800억원 규모의 해외 매출을 오는 2020년께 1,800억원으로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타이어 공장에서 주로 쓰이는 산화아연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에스비씨 베트남 공장을 2배 규모로 증설하고 있다”면서 “백광소재의 친환경 토양개질제 수출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해외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토양 산성화를 겪고 있는 중국의 경우 백광소재의 무기 친환경 비료제품의 선호도가 높아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또한, 쌀 수출 3위 국가인 베트남은 친환경 농약인 ‘에코팜’을 현지용으로 개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 수출 길에 오를 예정이다.

김 회장은 독보적인 기술력의 비결을 지속적인 R&D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이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달려온 것이 아니라 무기화학 기초소재 외길만 걸으면서 끊임 없이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고객사를 위해 더 좋은 제품, 경쟁사보다 더 나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다 보니 독일이나 일본 등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나노 기술이 접목된 제품의 경우 친환경이라는 장점까지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이 창출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김 회장은 “단적인 예로 에스비씨가 산화아연을 파는 것보다 나노산화아연이 부가가치가 훨씬 높고 신규 시장도 많다”면서 “장치산업의 노하우와 연구개발 역량이 결합돼 최첨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매출 1조원 달성’을 선언한 2020년은 태경산업의 창립 4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에서 쌓은 역량과 R&D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송은석기자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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