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와 임대소득 기본공제 철폐 권고 하루 만에 이 안들을 받지 않기로 했다. 세제 개편에 따른 영향을 다각도로 살피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로, 재정특위가 조세 형평성 강화라는 이념에 치우쳐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4일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는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 은퇴소득자 문제를 종합적으로 따진 뒤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특위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특히 보유세와 금융세제 동시 강화는 불가하다는 뜻이다.
기재부는 임대소득 분리과세 때 적용되는 기본공제(400만원) 철폐나 축소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 기재부는 “인적공제 개념의 기본공제면 도입 이유가 있는 사안”이라며 “이미 임대사업자 등록자에게는 필요경비인정율을 70%, 미등록자는 50%로 차별하기로 했는데 기본공제를 없애면 이 같은 차등을 둘 이유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와 임대소득 기본공제 철폐는 25일 나올 세제개편안에 담기지 않는다. 반면 정부는 보유세 인상에 따른 거래세 인하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무업계에서는 재정특위가 조세 형평성만 따지면서 무리하게 제도 개편을 권고해 시장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세무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민 입장에서 최종 세 부담이나 금융산업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증세를 추진한 결과”라며 “특위가 조세 형평성이라는 이념에 매몰돼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