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살펴보는 국내 최대 우리음악 축제 여우락페스티벌이 6일부터 17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2010년 첫발을 뗀 이후 5만4,000여 관객을 끌어모으며 대표적인 우리 음악 축제로 자리잡은 여우락페스티벌은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는 뜻 그대로 전통부터 퓨전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인들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여우락은 ‘신(信)·신(新)·신명(神明)나다’ 3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11개 공연을 선보인다. ‘신(信)’은 전통의 뿌리를 이어오는 명인들을 소환하는 무대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굿 앙상블 장단 DNA는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이는데 지난해 여우락페스티벌을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팀이 정식팀으로 자리 잡은 후 선보이는 첫 축제 공연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사물놀이 창단 멤버인 박은하, 동해안 별신굿 화랭이 김정희, 사물놀이 진쇠 명인 김복만, 타악·피리 연주자 원일과 설치미술가이자 연출가인 적극을 구성원으로 하며, 최근 김천 금릉빗내농악 5대 상쇠인 손영만을 새롭게 영입했다.대명창 안숙선은 지음(知音, 소리를 알아주는 참된 벗)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안숙선과 김일구(아쟁)·김무길(거문고)·김청만(타악)·원장현(대금)·안옥선(가야금) 등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명인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로울 ‘신(新)’은 우리 음악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프런티어 무대. 작곡가 김택수를 비롯해 젠슈, 사이먼 바커, 차승민, 잠비나이 등의 차세대 음악인들이 국악에 대한 편견을 깨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여우락의 음악감독으로 처음 합류한 이아람은 ‘애프터 산조’ 무대를 통해 전통기악곡 산조의 원형과 변주된 선율을 교차시켜 전통과 현대의 색채를 모두 담아낸다. 이아람을 비롯해 각자의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솔리스트 8명이 함께한다.
‘신명(神明)나다’에서는 우리 음악과 새로운 장르의 협업 무대를 볼 수 있다. 두번째달과 송소희, 하림과 블루카멜 앙상블,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만남으로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흥이 폭발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 앨범 ‘판소리 춘향가’를 통해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두번째달은 경기소리꾼 송소희와 ‘팔도유람’으로 관객을 만난다. 경기민요와 남도민요·궁중음악 등 다채로운 우리 음악으로 팔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미 전석 매진돼 객석을 추가 오픈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음악 여행자 하림의 무대도 주목할만한다. 중동부터 발칸반도, 중앙아시아까지 다양한 지역의 음악과 우리 민요, 근대가요를 버무려 한편의 음악 여행을 완성할 예정이다.
올해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우락의 성장과 우리음악의 진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장단DNA처럼 축제를 위해 처음 결성된 공연팀이 정식 공연팀으로 자리 잡아 다시 한 번 무대에 서는가 하면 24년전 당대 최고의 명인들이 안숙선 명창과 선보였던 전설적인 무대 ‘안숙선의 지음’을 지금의 화법으로 다시 무대에 소환한 것 역시 여우락의 저력이다.
지난해부터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원일 감독은 “진정한 우리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여우락’에서 찾을 수 있다”며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페스티벌을 넘어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에게 상상력과 영감을 주는 페스티벌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6~2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달오름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