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계속 부진한 가운데 중소형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어 주목된다. 6일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005930)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코스닥에서는 카페24(042000)·유니테스트(086390) 등을 순매수하는 등 IT·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 카페24(순매수 금액 330억원), 서울반도체(046890)(76억원), 유니테스트(72억원), 원익IPS(240810)(52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카페24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주력사업인 인터넷 기업이다. 올 들어 주가가 이미 192%나 올랐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하반기 일본 시장 진출 등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니테스트·원익IPS·서울반도체는 모두 반도체 관련주다. 정작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는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중소 반도체주는 유니테스트가 이달 들어서만 12% 가까이 상승하는 등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지만 중소 반도체주는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진행 중인 설비 투자의 수혜가 기대되는 탓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NAVER(1,483억원), SK하이닉스(1,043억원) 등 IT 업종을 대거 사들였다. 덕분에 NAVER는 올 들어 내내 이어진 주가 하락이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5거래일간 순매도 금액 2,449억원)는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이는 외국인의 신흥국 이탈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월 말 대비 9% 이상 떨어진 상태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외국인의 신흥국 자금 이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2·4분기 실적,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 등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증시가 반등하면 그동안 가장 많이 타격을 받은 삼성전자도 빠르게 주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해결된다면 최대 피해주가 1순위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는 3·4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자사주 소각이라는 강력한 이벤트가 남아 있다”며 삼성전자·LG화학·POSCO 등을 기대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