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1주새 호가 3,000만원 껑충 vs 이미 시세 반영 '잠잠'…온도차 보이는 '서울형 리모델링' 7개 단지

[남산타운아파트]

옥수·금호동 이상 가격상승 기대감

[신도림 우성1·2·3차·길동 우성2차]

매물 들어가고 매수 문의는 증가

[문정 시영·문정 건영]

임대 목적 집주인 많아 재건축 선호

"얼마전 리모델링…억대 분담금 못내"

주민반응도 엇갈려 동의율 75% 주목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단지 안에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단지는 시범단지 선정 후 매수 문의가 늘고 호가가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기자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단지 안에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단지는 시범단지 선정 후 매수 문의가 늘고 호가가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기자




0915A29 서울형리모델링 시범단지 시세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에 선정된 7개 아파트 단지별 반응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시가 최종 선정 단지를 발표한 후 일주일 새 실거래가 이뤄지고 수천만원씩 호가가 오르는 곳이 있는 반면 매매문의조차 뜸한 곳으로 분위기가 나뉘었다. 또 단지 안에서도 리모델링에 기대감을 표하는 주민과 리모델링 추진 사실조차 모르거나 벌써부터 반대에 나선 주민으로 갈리기도 했다. 주거 환경 개선과 아파트 가격 상승의 기대감과 비용 부담에 따른 거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시가 일부 지원하는 리모델링 시범 사업이 주민 동의율 75%를 넘어 사업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주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두고 각 단지의 반응이 큰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에 최종 선정된 7곳은 △남산타운(중구) △신도림 우성1·2·3차(구로구) △문정 시영·문정 건영(송파구) △길동 우성2차(강동구) 아파트다. 선정된 곳은 시와 각 자치구가 단지별로 1억5,000만~2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기본설계 및 타당성 검토를 지원한다.

안팎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곳은 남산타운아파트다. 7곳 중 가장 많은 3,116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현재 단지 시범단지 최종 선정을 축하하는 두 종류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발표 직후부터 매매 문의도 쏟아져 당시 나와 있던 매물이 대부분 거래돼 호가가 3,000만원 가량 뛰어올랐다. 신당동의 G공인 대표는 “일주일 동안 전용 84㎡ 기준 8억~8억3,000만원에 나와 있던 매물은 대부분 거래되고 이제 8억5,000만원으로 호가가 올라있다”며 “비수기인데도 매매 대기자가 매우 많고 리모델링과 관계없이 갭투자자도 다시 찾아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도심은 물론 강남으로의 출퇴근이 편한데다 남산 자락이라는 입지에 리모델링이 실제 추진되면 인근 옥수·금호동 신축 아파트 이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도림 우성1·2·3차와 길동 우성2차의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신도림동 H공인 대표는 “선정 후 우성 3차 전용 84㎡기준으로 6억5,000만원 매물의 호가가 6억8,000만원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길동 S공인 대표는 “급하지 않은 매물은 대부분 다시 들어간 반면 전용 57㎡ 기준으로 일주일 새 3,000만원 오른 5억원에도 사겠다겠다는 매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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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정 시영과 문정 건영은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선정으로 인한 별다른 영향이 없는 분위기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축하’ 플래카드는 걸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없다. 문정동 S공인 대표는 “시범단지 선정 후 문의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현실은 평소와 같다”며 “올 초까지 시세가 많이 오를 때 이미 리모델링 호재도 가격에 반영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M공인중개 대표는 “문정 시영의 경우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모두 재건축 중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에 저렴한 가격이 귀해질 것”이라며 “이미 리모델링과 무관하게 투자자들이 많이 매수해 거주 환경 개선보다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원하는 투자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과 별도로 단지 내 주민들 간에 리모델링에 대한 반응도 엇갈린다. 길동 우성2차 아파트의 한 주민은 엘리베이터에 붙은 최종 선정 확정 공문을 찢어버리고 입주자대표회의에 반대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길동 S공인 대표는 “얼마 전 4,000만원 들여 인테리어한 집 주인은 왜 또 다시 억대 분담금을 내고 리모델링해야 하냐고 분통을 터드렸다”고 전했다. 문정동 S공인 대표도 “시의 지원은 가구당 몇십만원인데 서울시에 따르면 주민 복지시설 일부를 외부에 공개해야 한다”면서 “주민 입장에서는 차라리 분담금이 얼마 차이 안 나면 자체 리모델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도림동 H공인 대표도 “리모델링이 무엇인지 주민들이 이제 알아가는 단계라 사는 데 불편함이 없으면 동의율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결국 리모델링 사업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추진 가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리모델링 공사비도 재건축의 70~80% 수준인데다 이주도 해야 하므로 결국 비용편익과 기회비용이 문제”라며 “집값 상승 요인 또는 거주의 편익성이 높이는 방법을 두고 주민 간 접근법 차이가 리모델링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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