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수 방향과 거꾸로 가는 ‘리버스’ 펀드만 연초 이후 10%에 육박하는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펀드가 가장 보수적인 자금피난처로 통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을 밑도는 등 부진한 성과를 보이면서 지수나 개별주가와 반대로 수익률이 나오도록 설계한 ‘청개구리 상품’만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다 지수충격을 예상하는 ‘스마트머니’가 리버스 펀드로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리버스마켓 펀드 수익률은 6개월 기준 9.65%로 펀드유형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국내주식형 -10.28%, 액티브주식 -7.87%, 인덱스주식펀드 -12.23% 등 대부분의 펀드가 10% 안팎의 손실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리버스 펀드는 인덱스펀드와는 반대로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리버스 펀드는 주식 호황기인 올 초까지만 해도 ‘찬밥’ 신세였다. 지난 1월 5일 기준 리버스마켓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7.03%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2·4분기에도 남북 정상회담 등의 호재로 코스피가 2,500을 웃돌아 투자자 관심 밖에 있었다.
리버스 펀드는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무역전쟁, 신흥국 불안 등으로 ‘6월 위기설’이 대두되며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인기를 끌고 있다. 리버스펀드에는 지난 6개월 간 5,517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1년 간 8,304억원이 유출된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이 최근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코스닥인버스펀드가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성KODEX코스닥150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에는 3개월 간 1,080억원, 6개월 간 4,050억원이 몰렸다. 지난 2월 코스닥지수가 고점을 찍은 뒤 삼성KODEX코스닥150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3개월 수익률은 12.85%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13.12%, KBKBSTAR코스닥150선물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12.79%의 수익률을 보였다.
리버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에는 코스피지수 외에 원유 인덱스, 미국 다우존스지수, 달러선물 등의 역방향에 투자하는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천연가스와 은 선물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했고 지난달 14일에는 ‘신한 인버스 2×금 선물’을 내놨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리버스 상품 접근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운용사 관계자는 “리버스 상품은 거시경제 흐름을 눈여겨보다 지수에 충격을 줄만한 이벤트가 예상될 때 단기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수익률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리버스상품의 경우 예인이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최근 오른 수익률에 기대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