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경영계 호소 끝내 외면한 최저임금위의 무책임

최저임금위원회가 또다시 파행을 겪고 있다. 10일 열린 최저임금위 회의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안건이 부결되자 사용자위원들이 협상 보이콧을 선언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소상공인들은 범법자로 몰릴 처지라며 임금 지불 유예나 최저임금제도 불복종운동까지 거론하는 판국이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은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요구돼온 사안이다. 업종별로 노동강도나 생산성이 다른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거니와 현행법에도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최저임금위는 압도적인 비율로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9명 모두 반대표를 던진 공익위원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공익위원이 친노동·친정부 인사로 채워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엄격한 중립성을 보여야 할 공익위원들이 현실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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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권에서조차 속도 조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려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위원회 조사에서도 올해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근로자 비율이 31.19%로 지난해보다 약 4.5배 증가했다. 근로자들도 현실과 동떨어진 최저임금 책정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된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위가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자면 공익위원부터 노사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말고 중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자영업자와 근로자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절규하고 있다. 최저임금위가 14일로 예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일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합리적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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