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여의도 통합개발 추진에 재건축 사업 지연 우려

마스터플랜 따라 수정 가능성

재건축 추진 중인 12개 단지

도계위 통과 단 한 곳도 없어

매수 문의는 잇따라 호재될 수도




박원순 서울 시장이 ‘여의도 통합재개발’ 방안을 밝히면서 여의도 일대 12개 재건축 아파트들의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달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이 마스터 플랜에 맞춰 기존 정비계획안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의도 마스터 플랜을 준비 중인 서울시가 추후 정비계획 수정이 불가피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 재건축 단지의 사업 진행을 방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박시장의 여의도 전면개발 발표 후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시세 상승 등 장기적으로 이 지역 주택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총 12개다. 1971년~1978년에 지어진 아파트들로 모두 재건축 연한을 채웠다. 하지만 아직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지난달 여의도 공작아파트와 시범아파트가 서울시 도계위에 상정됐지만 여의도 마스터플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된 바 있다.


문제는 박 시장이 여의도 통합재개발 구상을 밝히면서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의 정비계획 수정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서울시 도계위 심의를 통과해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이 결정돼야 하는데 서울시는 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연계해 정비계획을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정비계획을 새로 짜야 하고 결국 사업도 연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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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인 여의도 단지는 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맞춰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여의도 마스터플랜 내용에 부합하면 도계위에 상정돼 재건축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동의 한 재건축 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박 시장이 여의도 개발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재건축 단지 사업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의도 주민들은 사업성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는 “용적률을 300% 이상으로 올리려면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 경우 총 연면적의 30%를 오피스 등 비주거시설로 채워야 한다”며 “가뜩이나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재건축으로 오피스 건물을 짓게 되면 사업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지연에 따른 여의도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박 시장의 발언 이후 여의도 일대 중개업소로는 매수 문의는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동 L 중개업소 관게자는 “여의도를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겠다는 박 시장의 발언 이후 매수 문의는 전달보다 평균 2배 이상 늘고 집주인들은 팔지 않겠다고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개발 호재로 여의도 부동산 시장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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