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앞서 발표한 의약품 가격 인상 조치를 올해 말이나 정부 가격정책의 청사진이 구체화하는 시점까지 보류한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달 1일자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류머티스성 관절염치료제 ‘젤잔즈’ 등 40여개 의약품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날 발표된 유보조치에 따라 가격 재조정을 위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들 제품 가격을 되돌릴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화이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미국 환자들은 더 많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이런 결정을 내린 화이자에 박수를 보낸다. 더 많은 제약회사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 우리 국민에게 굉장한 뉴스!”라고 밝혔다. 그는 5월 제약회사들이 ‘자발적이고 큰 폭의’ 의약품 가격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오히려 가격을 올렸다.
■돌연 인상 시점 미룬 이유는
약값 인상 땐 소비자 부담 커져
중간선거 악영향 미칠까 우려
화이자가 돌연 의약품 가격 인상 시점을 미룬 것은 트럼프 정부의 압박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위터를 통해 “화이자 등 제약사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약품 가격을 올린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들은 가난하고 다른 보호수단이 없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그는 10일 트위터에서 “방금 (이언 리드) 화이자 CEO와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우리의 의약품 가격 대책을 놓고 논의했다”며 “화이자가 가격 인상을 거둬들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화이자의 가격 결정에 제동을 갈고 나선 것은 소비자의 부담이 되는 약값 인상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의약품 가격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화이자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 대선 공약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여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제약사 간 가격경쟁 촉진 등을 골자로 한 의약품 가격 인하의 청사진을 밝혔지만 의회에서 관련 법 논의가 더뎌 현재 별 효과는 없는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화이자는 적어도 11월 중간선거 직후까지는 약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