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과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결합한 신약 개발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세계 최초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의 협업을 통해 조기에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겠습니다.”
권재현(사진)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항체 바이오의약품이 전통적인 바이오의약품이라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신세대 바이오의약품”이라며 “이 둘을 결합해 신약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독보적인 특허기술로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한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체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유전정보를 일컫는다. 현대 의학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주요 난치병의 원인이 체내 미생물의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차세대 신약 개발의 핵심자원으로 불린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마이크로바이옴에 머물지 않고 여기에 항체 바이오의약품까지 결합한 신약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창립 1년을 갓 넘은 신생 기업이지만 이미 3종의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2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은 모두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에서 신약 개발을 담당했던 핵심 인력들이다. 단기간에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인 알레르기 치료제(GI311), 면역항암제(GI101), 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GI210)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권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과 항체 바이오의약품을 결합하면 약효는 더 높아지고 약값은 10분의 1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이미 동물실험에서 충분한 효능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위탁개발(CDO)을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위탁생산(CMO)이 고객사가 요청한 제조방식에 따라 생산만 대행하는 방식이라면 위탁개발(CDO)은 임상시험을 위한 시료와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공정까지 설계해주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생 바이오기업과 CDO 계약을 체결한 것을 이례적으로 평가한다. 권 대표는 “CDO 계약을 위해 주요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잇따라 접촉했지만 비용과 조건이 까다롭고 물리적인 거리까지 멀어 바이오벤처에 필수적인 CDO를 맡기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며 “마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O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현재 개발 중인 3종의 신약을 전임상단계에서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기술수출 방식으로 이전하는 게 목표다. 조기에 경쟁력 있는 신약을 대기업에 이전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을 새로운 신약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신약 개발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이달 초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권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력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벤처의 신약 개발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3개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에 집중해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