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BS에 따르면 송 장관은 9일 국방부 실·국장간담회에서 해당 문건과 관련해 “기무사가 위수령 문건을 검토한 것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며 “법리 검토 결과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송 장관은 다만 “기무사의 문건 검토 내용이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기 바란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송 장관의 늑장 대처가 기무사의 부적절한 정치개입에 대한 안이한 상황 판단 때문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송 장관은 문건을 보고받은 뒤 바로 관련 군 검찰 수사를 진행하는 대신 기무사를 자체 개혁하려 했다. 송 장관이 군의 기본정신인 ‘즉각 보고’로 대응했다면 사태가 지금처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국방부 측은 이날 KBS 보도에 대해 “9일 각 실장들이 참석한 티타임에서 (송 장관이) 관련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수방사 문건에 대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계획을 작성할 수 있으나 선량한 시민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은 언급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에서야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수사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린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 역시 이 문건의 존재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국방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문건의 내용을 전달받으면서였다.
이번 문제를 제기한 이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장관이 조금 더 엄중한 생각을 갖고 기민하게 대응하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장관은 장관대로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방개혁에 집중해야 할 때고 여기에는 송 장관이 적임”이라고 덧붙였다. 송 장관이 전현직 국방부 고위급이 대거 연루되는 상황을 경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을 단장으로 한 특별수사단이 해당 문건을 수사하면서 송 장관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