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끝났지만 그라운드 밖 축구전쟁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월드컵 폐막과 함께 다음달 2018-2019시즌 리그 개막을 앞둔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이 분주해졌다. 이미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축구 아이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옮기는 ‘세기의 이적’이 성사돼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최고 인기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마감은 오는 8월10일. 특히 러시아월드컵에서 ‘오디션’을 마친 재목들의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단들 중 최고의 큰손은 단연 레알이다. 지난 시즌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레알은 호날두를 보내면서 이적료 1억유로(약 1,300억원)를 챙겼다. 호날두의 공백을 메울 새로운 대어잡이를 위한 ‘실탄’이기도 하다.
레알의 타깃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름은 윙어 에덴 아자르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이상 잉글랜드 첼시)다. 벨기에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러시아월드컵에서 3위의 역사를 함께 쓴 둘은 나란히 이적을 고민하고 있다. 아자르는 3·4위전을 마친 뒤 이적 가능성을 인정했고 쿠르투아도 “첼시 잔류를 포함해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매니저와 함께 살피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르투아는 특히 “내가 어디로 가든 아자르는 함께 갈 것”이라고 말해 레알로의 동반 이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쿠르투아와 아자르가 각각 월드컵 골든글러브(최고 골키퍼상)와 MVP 2위인 실버볼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첼시로서는 둘을 팔기가 더 아까워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첼시가 아자르의 이적료로 2억파운드(약 2,978억원)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팔기 싫어도 만약 선수 마음이 이미 기울어졌다면 데리고 있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어찌 됐든 첼시는 확실한 두 장의 카드로 시장에서 더 많은 이적료를 챙길 기회를 잡은 셈이다. 첼시는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레알이 슈퍼 유망주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파리 생제르맹)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했지만 프랑스를 월드컵 우승으로 안내한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음바페는 “커리어의 출발선에 서 있다”며 파리 잔류를 선언했다.
음바페와의 계약이 사실상 불발된 이상 레알은 잉글랜드 토트넘의 골잡이 해리 케인을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케인은 6골로 월드컵 득점왕을 차지했다. 레알이 케인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이적료 1억3,200만파운드(약 1,977억원)와 윙어 개러스 베일을 이적시키는 파격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2013년 토트넘에 당시 세계기록인 8,500만파운드의 이적료를 안기며 레알로 옮긴 베일은 이후 챔스 우승을 네 차례나 경험했지만 부상으로 고생한 지난 시즌은 지네딘 지단 감독의 전술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일단 토트넘은 케인에 대한 신임이 아주 두터워 잔류에 무게가 실린다. 베일이 레알에 남아 새 감독 훌렌 로페테기의 황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밖에 프랑스 ‘믿을맨’ 응골로 캉테(첼시)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적, 프랑스 공격수 나빌 페키르(프랑스 리옹)의 영국 리버풀 이적 여부도 팬들의 관심사다. 콜롬비아 대표팀 미드필더 윌마르 바리오스(아르헨티나 보카 주니어스)는 잉글랜드 에버턴·토트넘·첼시의 타깃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으며 다크호스 크로아티아를 준우승까지 이끈 이반 페리시치(이탈리아 인터밀란)와 안테 레비치(독일 프랑크푸르트) 듀오는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레이더에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