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6일 세종시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용 경부하 요금에 대한 업계 우려를 충분히 들었고 그런 우려를 반영해 이 문제는 속도 조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산업부는 지난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까지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부하’라는 의미가 무색할 만큼 제조기업의 전력 사용이 심야 시간대로 몰리는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계약전력이 300㎾이상인 산업용(을) 전체의 경부하 전력 사용 비중은 49%에 달한다. 중간부하 사용 비중은 32%, 최대부하는 19%에 불과했다. 특히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상위 10대 기업의 경우 55%를, 5대 기업은 56%를 경부하 전력을 사용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이달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돈을 들여 만든 가공품인 두부(전기)가 원료인 콩(발전연료)보다 싸다는 내용을 담은 ‘두부 공장의 걱정거리’라는 글을 올려 경부하 요금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도체와 철강 등 전력을 많이 쓰는 주력 업종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백 장관은 “전체 산업과 업종별로 전기요금이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진행하겠다”며 “연내에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의 에너지 사용량이 현대제철 다음으로 두 번째인데 제조 단가의 1%를 차지한다”며 “전기요금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규범을 고려하면 통상 마찰과 국가 보조금 문제도 있기 때문에 통상 규범에 따라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백 장관은 또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유지보수나 공장 증설 등 기간에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해야 한다는 기업 이야기를 잘 경청하겠다”며 “업종별로 면밀히 분석해 기업 애로를 반영하는 산업부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해서는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적용은 철강과 비슷한 방식으로 가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백 장관은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최고 우선순위를 두고 9월에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에서 원전 세일즈 로드쇼를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박형윤 ksh25th@sedaily.com